등골이 오싹해진다.
한반도 곳곳에 십자가를 박겠다는 외침이 울린다. 도시 전체를 기독교화시키려는 이른바 성시화 운동이다. 정치인들의 잇따른 성시화 발언과 국회 입성을 노리는 대형교회 목사(기독당)들의 움직임. 대한민국과 교회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포항시 시 예산의 1%를 성시화 운동에 사용하겠습니다”
(전 포항시장 정장식, 현 새누리당 소속)
“목사님들, 제가 구상하고 있는 꿈의 도시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현 남양주 이석우 시장)
“연세대 송도캠퍼스에 세계선교센터를 건립해 인천을 세계복음화의 관문으로 삼겠습니다”
(전 인천시장 안상수, 현 새누리당 국회의원)
“2012 세계박람회는 하나님의 큰 선물이며 주님의 복음을 증거하는 복음박람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 여수시장 오현섭, 현 징역 10년 확정)
“당진군의 십사만 군민이 복음화가 될 때까지 성시화 기도회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전 당진군수 민종기, 현 징역 8년, 벌금 5억, 추징금 1억8천만원 선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사람들은 기독교인밖에 없습니다. 4월 총선에서 보수 세력의 결집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성시화를 부활시키려는 이들의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이들이 부활시키려는 칼뱅식 성시화 운동이란 무엇인가.
16세기 스위스 제네바 시를 성시화한 종교개혁자(?) 장 칼뱅에게 한국 장로교 목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장 칼뱅은 제네바 시의 완벽한 신정일치를 확립하기 위해서 모든 시민들을 신앙의 엄격한 규율로써 통제했다. 그 결과 (공식 집계만) 13명이 교수대에 매달렸고 10명이 목이 잘렸고 35명이 화형당했다. 또 76명이 추방당했다. 감방은 죄수들로 가득 찼다. 성시화에 반대하거나 성시화된 도시에 부적합하다고, 칼뱅이 판단한 사람들이었다. 이 모두가 그리스도의 고귀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이단과 환락으로 타락한 도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장 칼뱅의 말이다.
“이 부패한 도시(제네바)에 실질적인 도덕과 기율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칠팔백 명의 젊은이들을 처형할 교수대가 필요하다!”
“이단을 처형한다는 일은 결코 그리스도교적 사랑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와 반대된다. 일반 신자가 이단의 거짓 가르침에 물드는 것을 막아주는 구실을 하기 때문에 그것은 사랑의 행위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선한)목적을 위해서는 한 도시의 주민 전부를 없앨 수도 있는 것이다.”
그가 타락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했던 가치는 도대체 무엇일까. 생명보다 더 중요한 가치였을까. 사형된 58명에게서 그 답을 찾았다. 그러나 칼뱅이 보호하고자 했던 가치가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납득할 수 없었다.
두 명의 뱃사람이 싸웠다고 두 사람 모두 사형.
80세 노인과 그의 딸이 자녀에게 세례 주기를 거부했다고 사형.
출판업자 중 한 사람이 칼뱅을 비난했다고 혀를 잘라서 사형.
칼뱅의 의견과 맞지 않는 자유사상가들은 모두 이단으로 규정해 사형···.
칼뱅은 자신이 주장하는 금욕주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거나 자신과 성경해석이 한 구절이라도 다르면 이단으로 몰아 제거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이것이 그들이 죽어야만 했던 이유 아닌 이유인 셈이다. 칼뱅식 성시화 운동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한 것이 아니다. 신의 이름을 빌려 벌인 지독한 독선가의 살인행각일 뿐이다.
그런데 이 광기의 역사가 성시화 운동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범죄가 없는 도시, 윤리적인 도시를 지향한다는 가면을 쓰고, 전국에서 종교 청소가 이뤄지고 있다. 성시화운동본부 前 모 회장은 개신교 교리와 다른 종교 단체를 다닌다는 이유로 김 모씨를 정신병자로 만들어 정신병원에 감금했다. 이후 이 같은 정신병원 감금 사례가 수차례 발생했다. 또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뤄지는 강제 개종교육과 타 종교를 일방적으로 비방하기 위한 이단세미나가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른 종교와 교리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이단으로 규정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이란 미명 아래 다른 종교인에게 고통을 주는 16세기 칼뱅과 오늘날의 장로교 목사들. 소름이 돋을 만큼 싱크로율 100%다.










